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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샵 & 당근마켓 이야기

캣맘

by 도토리의꿈 2024. 4. 10.

우유-먹는-고양이

 

매장에 들어온 제품 중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들도 가끔 있어,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나눔을 하기도 한다.
오늘의 고양이 사료 주문자는 퇴근길에 조금 돌아가는 곳에 있어,
무게도 있고 하니 실어다주기로 했다. 

 

부지런한 당근 이웃이 나와계셨고,

가져다 주셔서 감사하다며, 잠깐 뒷산에 있는 고양이들 얘기를 하셨다.

평소에 다른 이웃들에게 피해를 끼쳐온다는 생각에
캣맘들에 대한 상당한 거부감이 있었던 터,

금방 전해주고 출발하려고 했다.

 

오분쯤 되었을까?

잠시 나눈 그분의 목소리와 눈빛에서 고양이를 향한 마음보다 먼저 그 분의 성품이 보였다.
책임지어야 할 어떤 이유도 없이, 정이 생길만한 충분한 관계도 없이,

오갈데 없는 낯설고 배고픈 고양이를 돌아보는 분이라면...  
사람에게는 주저 없이 더 따뜻한 손길을 더하실 꺼라는 어렴풋한 믿음과 신뢰가 들었다. 
내가 못보고 지나치는, 보고도 지나치는,

세상의 어두운 한켠을 들여다 보아 주니 고마운 분이 아닐 수 없다.

칭찬하고 격려해 드리고픈 마음에,

넉넉한 사료가 나오는 날 당근에 올리기 전 먼저 연락드려봐야겠다.

언덕 올라오시느라 수고했다며,

행여나 식을까 뽁뽁이에 감아 지퍼백에 담아 오셨다는 고구마 두개는
올겨울 먹은 고구마 중에 가장 달고 포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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