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샵 & 당근마켓 이야기4 방석을 뺏긴 페레로로쉐 초콜릿 발렌타인데이가 몇일 지난 어느날 달콤한 반품상품이 들어왔다.금빛 찬란한 페레로로쉐였다.그런데.. 뭔가.. 희한하게 뭔가..... 이상했다.뭐지..... 뭘까........... 어째서....... 허..전한..... 뭔가.....그러다 10여초가 지나고 눈치를 채고 말았다. 아.. 넌.... 방석이 없구나..... 혹시나 싶어 초콜릿을 하나 하나 살펴보았다.페레로로쉐 초콜릿에 실링되어 붙은 포장이 그대로 붙어있었다.그래도 또 혹시나 싶어 핑계 김에 랜덤으로 몇 개는 까서 먹어보았다. 전혀 문제가 없는 이 제품은,누군가의 사랑 고백을 위해 방석을 죄다 빼앗긴 제품들이었다!! 그분의 사랑에 요 갈색 방석이 꼭 필요템이었나보다. 알멩이는 그대로 두고 방석만 빼앗아 간 걸 그나마 고맙다고 해야하나.. 2024. 5. 16. 코스트코 반품샵 이야기 반품샵을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에 창업을 문의하곤 한다.코스트코에서 받는 수많은 반품과, 전시상품, 포장 훼손, 재고 정리 등 가지각색의 이유로 나오는 제품들을 받아 재판매 하는 곳이 반품샵이다.내가 상품을 정해서 받는 것이 아닌 그날 그날 빠지는 물품들이 다르므로,운영자도 당일 받아봐야 상품을 볼 수 있다. 지점마다 포장 방식과 방법은 조금씩 다른데, 대체적으로 위와 같이 물건이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된다.상품을 내리고 분류해 재판매를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매번 다른 물건이 오고 반품, 입고 이유도 다르기에 제품에 대한 이해가 반품샵 운영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사진으로 보기에는 상품이 많아 보이지 않지만, 이날 이 사진 안에 450개 정도의 다른 아이템이 들어있다.아이템별로 개수도 여러 개인 경.. 2024. 5. 10. 혈압계 주말 중 당근 만남이 있어 지하철 역으로 나갔다.매장에서 꺼내두고 전시했던 혈압계였다. 만나뵈니 40대 남자분이었는데,아버지께서 병원에서 해줄 것이 없는 상태라며 억지로 퇴원을 시키셨다 했다.집에서 혈압체크를 수시로 하다 상태가 너무 안좋아지면 병원으로 다시 모시고 오라고 했다며,생전 처음 본 내 앞에서 주저리 주저리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다.누군가에게라도 자기의 불안감을 말하지 않고서는 속에 담아두기가 어려웠나보다.짧은 시간 뭐라고 말해야 힘이 될까 싶었지만..선뜻 떠오르는 말도, 경험도, 지혜도 없어 그저 고개만 조금 끄덕이다 돌아왔다. 최근 세상 누구보다 건강했던 시아버님께 뇌경색이 왔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소식을 듣고 뭘 어찌해야 할지 몰라 몇십 분을 왔다 갔다만 했다.긴 회복을 요하는 질병이라.. 2024. 5. 1. 캣맘 매장에 들어온 제품 중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들도 가끔 있어,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나눔을 하기도 한다. 오늘의 고양이 사료 주문자는 퇴근길에 조금 돌아가는 곳에 있어, 무게도 있고 하니 실어다주기로 했다. 부지런한 당근 이웃이 나와계셨고, 가져다 주셔서 감사하다며, 잠깐 뒷산에 있는 고양이들 얘기를 하셨다. 평소에 다른 이웃들에게 피해를 끼쳐온다는 생각에 캣맘들에 대한 상당한 거부감이 있었던 터, 금방 전해주고 출발하려고 했다. 오분쯤 되었을까? 잠시 나눈 그분의 목소리와 눈빛에서 고양이를 향한 마음보다 먼저 그 분의 성품이 보였다. 책임지어야 할 어떤 이유도 없이, 정이 생길만한 충분한 관계도 없이, 오갈데 없는 낯설고 배고픈 고양이를 돌아보는 분이라면... 사람에게는 주저 없이 더 따뜻한 손길을 더.. 2024. 4. 10. 이전 1 다음